이번 테마는 ‘벌레 잡기’입니다. “일본인은 벌레 잡기 좋아하는 사람이 많네요.”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가? 생각해보니 나도 해 본 적 있네. 응응. 이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조금 파고들어 보았습니다.
벌레 잡기를 해 본 사람 비율이 높은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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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잡기는 일본 특유의 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확실히 벌레 잡기 경험이 있는 일본인이 많고 특히 여름에 매미 잡은 이야기, 개미집에 대한 추억, 장수풍뎅이 잡는 법. 이 세 가지 이야기 중 하나는 반드시 남녀 불문하고 일단은 이야기할 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여름 방학은 매일 매미 잡느라 정신없었어. 매미 날개 돋는 거 본 적 있어. 잡았을 때 울음소리가 진짜 굉장하잖아.” 이런 말이 오고 가는 매미 잡기 대화.
“개미집을 파 본 적 있어. 개미집 관찰 세트로 단면을 봤어. 집 안에서 개미 행렬을 찾아 어디까지 이어지나 따라가 봤어.” 이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벌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비율적으로 그리고 남녀 모두가 한다는 점에서 일본 특유의 놀이가 아닐까 합니다.
왜 많을까? 벌레 잡기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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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마을 산의 존재. 옛날부터 일본에는 사는 곳에서 별로 멀지 않는 산을 사람이 들락거릴 수 있도록 조금 손을 봐 가며 이용해 왔습니다. 요리에 쓸 나무를 조달하거나 산채나 버섯을 따기도 하며 마을 산과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가끔은 밭으로 개간하기도 했지요.
그런 부모님들과 함께 마을 산에 들어가 산과 친해진 어린이들이 그곳에서 만난 벌레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아이들끼리만 장수풍뎅이를 잡으러 갈 정도로 지척에 있었던 마을 산 덕분에 벌레 잡기는 쉽게 유행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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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 더, 초등학교 여름방학 숙제로 이과 연구가 있었다는 것도 이유일 것입니다. 전원 반드시 제출해야 했는데 연구 주제로 친근한 벌레를 고른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벌레를 집에서 키워야 했고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도 연구 주제가 되었습니다. 벌레를 좁은 곳에 가둬두는 건 자연을 위배하는 일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낮에도 밤에도 관찰하면서 아이들은 탐구심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 숙제가 필수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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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결함에 bug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세계 대다수의 사람은 벌레를 싫어할지도 모릅니다. 또 일본 특유의 놀이라는 벌레 잡기도 벌레를 잡았던 이유를 돌이켜보면 앞으로는 많은 사람에게 널리 하는 놀이로 발전하면 안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계절을 느끼는 감성은 계속 우리에게 남아있으니 벌레 잡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는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