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도 드디어 끝나고 다음은 단풍놀이의 계절입니다! 올해 나무들 색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난 여름의 불볕더위와 단풍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단풍을 보러 언제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그런 물음들에 답해 보겠습니다.
단풍잎과 비의 관계
매년 가을이 되면 단풍잎 색을 두고 지난여름 더위나 가을이 어떻게 오고 있는지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대화가 자연스레 나온다면 일본사람이 다 된 거죠. 대화에 쓸 만한 힌트를 조금 알려드릴게요.
여름 더위와 나뭇잎 색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광합성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단풍색이 예쁘게 물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걱정인 것은 바로 비.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으면 잎에 수분이 부족해 단풍이 물들 시기에 잎이 돌돌 말려버리고 맙니다.
뾰족한 단풍잎 끝이 돌돌 말려있는 것을 본다면 “올해 여름은 비가 오랫동안 안 내렸나 봐요”라고 말해 보세요.
좀처럼 선선해지지 않는 가을! 단풍에 주는 영향은?
올해 가을은 늦은 감이 있는 데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선선해 지고 있는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가을이 찾아오는 시기, 그리고 온도와 태풍도 단풍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을이 찾아오는 시기에 따라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달라집니다. 최근 몇 년간의 경향을 살펴보면 재작년에는 교토 아라시야마(京都 嵐山)의 단풍이 가장 보기 좋은 때는 11월 20일경이었습니다. 작년에는 11월 30일경이었죠. 그리고 올해는 작년과 거의 비슷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름과 온도 차가 클수록 단풍색이 예쁘다고 합니다. 지금 날씨로 보아서는 큰 기대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태풍 이야기로 넘어가서 올해 간사이 지역은 많지가 않았기 때문에 나무와 잎에 피해가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조금 기대할만하네요.
간사이 지역의 단풍놀이 추천 스팟
올해는 코로나에도 주의를 기울여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는 스팟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워낙 인기 있는 교토, 나라 지역이기에 꽤 사람들이 찾는 곳들입니다.
나라 공원 (나라 지역)
“아니! 너무 유명하잖아요!”라는 태클을 각오하고 소개하겠습니다. 나라 공원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넓다는 것. 무려 660헥타르 (1,996,500평)입니다. 그러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오솔길도 아주 많다는 것이 매력적이죠.
광활한 면적 덕분에 코로나 걱정도 덜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사슴들의 코로나 감염은 확인된 적이 없습니다. 각자 그 안에서 좋아하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는 나라 공원은 단풍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무척 추천하는 곳이랍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장소는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도다이지(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절 부근이 아닌, 나라 공원 남쪽 끝에 위치한 우키미도우(浮見堂)라는 대청마루 건축물이 있는 곳입니다. 우키미도우는 사기이케(鷺池) 호수 위에 떠 있는 듯이 지어져, 수면 위에 비치는 단풍이 또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거기까지 발길이 닿지 않기 때문에 틀림없는 숨은 명소입니다.
카스가야마 (春日山) 산책로 (나라 지역)
‘카스가야마’ 산은 신성한 산으로 여겨져 원시림이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그 나무 종류 수가 압권입니다. 단풍놀이뿐만 아니라 산림욕, 버드 워칭(birdwatching)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걷기 편하게 정비되어 있는 길로 단풍을 감상하며 평소 부족했던 운동을 하는 것도 좋겠죠. 운이 좋다면 숲속 야생 사슴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고다이지(高台寺) (교토 지역)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정실부인인 ‘네네’와 깊은 인연이 있는 절로,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고다이지는 밤에 갈 것을 특히 추천합니다. 절 안을 경건히 감상하며 걸으면 길 중간에 호수에 비친 단풍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거울과도 같은 풍경이죠. 그 주변은 환상적이며 신비하고 환영이 아닐까 할 정도로 로맨틱해서 끝없이 형용사를 늘어놓고 싶은 감정이 북받칩니다.
그렇게 멋진 곳이라면 당연히 사람들로 붐비지 않을까? 그렇습니다. 붐빕니다! 하지면 이곳의 특징은 라이트 업 기간이 길다는 것입니다. 날을 고르면 사람들을 피해서 볼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10월 23일 금요일~12월 13일 일요일. 17시부터 점등합니다.
요약
이 밖에도 교토 야세(八瀬)에 있는 루리코우인(瑠璃光院)이란 곳도 훌륭하고, 소개하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단풍잎을 모티브로 한 가방 전문점 ‘caedeKyoto’를 소개하겠습니다.
이곳 가방은 단풍의 색과 가을 느낌 그대로입니다. 단풍놀이를 전후로 한 번 들러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