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면적으로 보면 그렇게 넓지 않은 섬나라지만, 전국 각지의 문화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번에는 관서 지역과 관동 지역으로 크게 나누어 그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관서와 관동, 역사적 배경은?
관서와 관동에서 문화적 차이가 나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역사에 있습니다. 유사 이래, 일본 정치의 중심이 에도가 된 에도 시대 이전까지 수도로서 번영했던 곳은 교토와 나라였습니다. 관서에서 탄생한 문화와 습관이 일본의 전통문화가 되었고 그 후로 조금씩 모습을 바꾸면서 계승됐지요. 에도시대 이후에는 무사와 기술인을 중심으로 에도에서 관서 지역 문화를 토대로 한 새로운 문화와 습관이 형성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관서와 관동의 차이 [음식 편]
관서, 관동의 문화적 차이가 쉽게 드러나는 분야 중 하나는 음식입니다. 특징적인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본 요리의 기본, 다시 (だし 맛국물)
관동 : 가다랑어포 다시
관서 : 다시마 다시
일본 요리의 기본이 되는 ‘다시’ 는 관동 지역에서는 가다랑어포를 깎아서 우린 ‘카츠오 다시’ , 관서에서는 다시마를 우린 ‘콤부 다시’가 주류입니다.
이것은 관서의 수질이 연수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도 맛있는 ‘다시’가 만들어지는 것에서 다시마 다시가 주류가 되었고, 경수인 관동 지방에서는 우리기 쉬운 카츠오 다시가 주류가 되었다고 불리워집니다.
장어 카바야끼
관동 : 세비라키 (背開き 등 가르기)
관서 : 하라비라키 (腹開き 배 가르기)
진한 맛을 자랑하는 장어 카바야키. 관동에서는 등을 가르는 ‘세비라키’로 굽는 도중에 한 번 찌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에 비해 관서에서는 배를 가르는 ‘하라비라키’로 찌는 과정 없이 그대로 구워냅니다.
무사가 많았던 에도에서는 ’하라비라키’가 할복을 연상시켜 등을 가르는 방법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스끼야키
관동 : 조미료와 국물 넣고 끓이기
관서 : 간장, 설탕을 넣고 굽기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인 ‘스끼야키’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관동에서는 달달한 국물에 고기와 야채를 함께 넣고 굽기보다는 끓이는 조리법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서에서는 고기만 바로 간장과 설탕을 넣은 냄비에 굽고, 고기를 다 먹은 다음 야채를 넣는 방법입니다. ‘스끼야키’라는 이름에 걸맞은 조리 방법은 관서 스타일입니다. (‘스끼’ 는 농기구인 가래라는 뜻으로 예전 농부들이 밭에서 불을 피워 달군 가래 위에 고기나 야채를 구워 먹던 것이 ‘스끼야키’의 유래이기 때문입니다.)
관서와 관동의 차이 [일상 편]
앞서 음식과 관련된 차이를 설명했는데요,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관동과 관서에는 여러 가지 문화 차이가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의 서는 위치
관동 : 왼쪽 서기
관서 : 오른쪽 서기
유명한 것이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서는 위치입니다. 관서에서는 오른쪽에 서서 왼쪽을 비워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관동에서는 왼쪽에 서는 것이 보통이죠. 이 문화는 1970년에 개최된 오사카 박람회를 계기로 한큐 전철이 오른쪽에 서도록 안내 방송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자리 잡았습니다.
다다미의 크기
관동 : ‘에도마’ (江戸間) 1757×879mm
관서 : ‘쿄마’ (京間) 1909×954mm
다다미의 수로 방 크기를 알 수 있고 몇 ‘죠’ (畳) 로 읽습니다. 그러나 관동과 관서의 다다미 하나 크기가 다릅니다.
관동의 다다미 하나는 1757×879mm으로 ‘에도마’라고 부릅니다. 관서의 다다미는 1909×954mm로 ‘쿄마’라고 부릅니다. ‘쿄마’가 ‘에도마’ 보다 조금 크기 때문에 관서에서 관동으로 이사 가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면 방이 생각보다 좁아 당황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죠.
이 차이는 건축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다다미란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전유물로 고가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건축 초기에 다다미의 크기에 맞추어 나중에 기둥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에도시대에는 일반 가옥에도 다다미가 사용되었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다다미 크기를 맞추는 건축 방법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기둥 두께만큼 빠진 작은 사이즈의 ‘에도마’ 다다미가 생겨난 것이죠.
요약
관서, 관동으로 나누어서 문화의 차이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차이가 있고 다른 지방, 지역의 다양한 이유로 생겨난 독특한 문화와 습관이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큰 역풍을 맞은 관광 업계가 이러한 문화와 습관의 차이에 주목해서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릅니다.